(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나는 대학원 생활을 돌아보며, 지금까지 소망을 품게 하시고, 비전을 주시며, 결국 ‘그분의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말해보고자 한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처음 만났고, 대학 학부 시절 DFC(제자들선교회)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에서 살아갈 실력을 키우는 훈련받았다. 4학년이 되어 진로를 선택할 때쯤 학과 카톡방에 원광대학교 전산실 인턴모집 공고가 눈에 띄어 서류를 준비해 지원하였다. 그러나 예정에는 없었던 면접 일정이 생겼고, 교회 수련회가 그 날짜와 겹쳤다. 나는 당시 청년부 회장을 하고 있었기에, “하나님이 더 좋은 길로 예비하시겠지”라는 마음으로 면접을 포기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님은 이 마음을 기쁘게 받으시고, 나를 현재의 대학원 길로 인도하신 것 같다. 면접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수련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현재 나의 지도 교수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나의 지원서류를 보았으며 당신의 연구실에서 연구해보자고 제의하셨다. 그때부터 나의 연구실 생활이 시작됐다.
또 얼마 후 서울에서 개최된 블록체인 세미나를 참가했는데, 어느 대학교 교수님께서 전공기술을 발표하시며 동시에 하나님을 선포하시는 것이었다. 나는 그 교수님께서 하나님 이야기를 전하고 비전을 선포하시는 것을 보며 “나도 저렇게 하나님을 선포하고 싶다. 실력도 있으면서도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자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였다. 나는 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하였기에 대학원 진학에는 많은 선택지가 있었다. 지방이 아닌 곳에 더 좋다는 대학원들에 입학할 자격조건과 기회가 있었으나, 결국은 원광대에 남는 선택을 하였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사랑하는 섬기던 전주 어느 교회와 익산에 근거지를 둔 DFC를 떠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더 실력이 좋은 다른 사람들과 비교당하고 싶지 않고, 미지에 대한 두려움 또 이 선택에 한몫하였을지 모르지만, 섬기는 교회와 DFC를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장 컸다. 그렇게 해서 원광대 대학원을 선택하고 나자 하나님께서는 “10년 뒤 교수가 되어 지성인들을 가르치며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30년 뒤 북한에 미션스쿨을 세우는 선교사가 되자”라는 비전을 품게 해 주셨다.
그러나 나는 석사졸업 후 박사과정 3년 차 시절에 불시에 찾아온 것은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만났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가장 컷던 것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었나 싶다. “과연 지방대 박사과정이 나에게 도움이 될까? 서울의 다른 이름난 대학교의 대학원생들은 좋은 연구와 좋은 논문들을 내며 경력을 쌓고 있는데, 나는 그저 시간만 보내고 있지는 않은가?”라는 생각도 나를 사로잡았다. 전에는 작은 자를 들어 사용하신다는 말씀에 의지하여 지방대에 있어도 하나님께서는 나를 통해 일하신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현실을 다시 보니 “과연 나에게 미래가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후 모든 연구는 손에 잡히지 않았고, 삶의 의욕도 잃었다. 그렇게 우울증에 몇 개월 빠져있다보니, 결국 공황장애조차 내 마음을 두드렸다. 나는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의지하던 분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그래서 하게 된 상담과 이야기 나눔으로 마음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고, 여러 사람과의 이야기와 기도의 시간을 가지면서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였다. 그렇게 해서 깨달은 마음 중에는 현재 맡은 일을 책임감 없이 내 팽겨친다면 교회 다니는 사람으로서 무책임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울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다시 책임감 있게 몇 개월 남지 않은 과제만은 끝내고 쉬면서 박사과정을 더 고민해 보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나는 이후 지도교수님께 현재 마음 상태와 주어진 과제만은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말씀드렸더니, 이제까지 지나온 과정들이 너무 아까우니 쉬지 말고 다음 학기에 바로 졸업을 할 수 있도록 하자고 하셨다. 또한 다른 어느 교수님께서도 졸업 이후에 같이 연구하고 논문을 쓰며 함께 실적을 쌓아보자는 제안을 하셨다. 이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어느덧 나는 마음의 우울증세와 공황장애에서 벗어났고, 졸업 시기도 더 빨라졌으며, 실적 걱정도 덜게 되었다. 하나님은 내가 계획했던 경로와 계획보다 더 훨씬 좋게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 주셨다.
대학원 생활과 우울증의 시기라는 광야를 겪으면서, 또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느낀 것은, 하나님은 나의 의지가 꺾이더라도 당신의 계획안에서 나를 인도해가신다는 것이었다. 하나님은 내가 힘들어 넘어져서 아픔에 허우적거릴 때 나를 붙드시고 다시 일으켜 세우신다. 새 힘을 허락해 주시며, 주신 비전을 다시 이어가게 하신다. 만일 힘듦이 전혀 없는 환경만을 주셨다면, 나는 감사하지 못하고 교만했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대학원 생활을 통해 나에게 친히 부족했던 사회적 눈치 및 감각, 인내력, 정직함 등을 성장시켜주셔서 사회에 나가더라도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드신 과정임도 깨달았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나를 박사가 되게 하는 것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이 학위를 가진 자에게 맡기실 사역들이 있음을 깨달았다. 이제 나는 올해 여름 박사졸업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이후에 나를 어떻게 인도하실지는 여전히 구체적으로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나를 가장 잘 아시는 하나님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나의 선한 길과 피할 길을 주시며, 마침내 가장 좋은 곳으로 인도하고 계시는 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나와 비슷한 상황 가운데 있는 청년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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