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 1950년, 지금은 전산학과 인공지능의 아버지라 알려진 앨런 튜링(Alan Turing)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튜링 테스트’를 제시하였다. 인간과 기계 사이의 자연 언어 대화를 통해 기계가 인간과 구별할 수 없는 지능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튜링 테스트는 인공지능 역사에서 중요한 개념이다. 현재 시점에서 우리가 ChatGPT와 신앙적 고민에 관한 대화를 주고받을 경우, ChatGPT는 튜링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을까? 최근 출시된 ChatGPT Plus를 이용한다면 일반적인 수준에서의 신앙적 대화만으로는 인간과 구분하기 어려울 수도 있고, 한 방향으로 전해지는 기도문이나 설교문의 언어적 구성만 판단했을 때 사람이 작성한 것보다 나을 수도 있다. 신앙은 삶과 분리될 수 없는데, ChatGPT 시대에 바른 신앙의 삶을 위해서 그리스도인이 ChatGPT를 대하는 방법에 관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ChatGPT는 OpenAI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이다. 거대언어모델인 GPT-3.5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지도학습과 강화학습을 이용해 미세조정(fine tuning)되었다.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mer)는 사전에 훈련된 생성변환기라 할 수 있고 초기에 자연어 생성 모델로 시작해서 대화형 챗봇으로 발전했다. 자연어 처리에서 언어 모델은 현재 들어온 단어를 토대로 ‘다음에 올 단어를 예측’하는 함수로 구성되어 있다. 전통적인 자연어 처리에서는 입력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하나씩 처리하기 때문에 정확성이 낮았고 한계가 있었다. 2017년 “Attention is All you Need“라는 논문에서 구글이 제안한 트랜스포머는 ‘어텐션 메커니즘’을 이용해 입력 데이터의 모든 단어를 동시에 처리함으로써 문장의 문맥과 질문의 의도를 고려하여 최적의 답을 준다.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 가장 큰 변곡점이 되었던 트랜스포머는 다양한 인공지능 분야에서 활용되면서 GPT의 핵심 기술이 되었다. 2018년 이후 GPT-1, GPT-2가 소개되었지만, 오류가 많아서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 570GB 텍스트에 대한 자기 지도학습을 통해 대량 문헌을 학습했던 GPT-3는 미세조정과 RLHF(Reinforcement Learning from Human Feedback)라는 기법을 거쳐 ChatGPT에 사용되는 GPT-3.5로 발전했다. 2023년 3월에 출시된 GPT-4의 경우 ChatGPT Plus에 적용되어 이전 대비 10배 이상의 데이터 학습과 파인 튜닝을 통해 고급 추론 능력이 향상되었고 26개 언어의 성능도 향상되었다. ChatGPT Plus는 사용자의 질문이나 요청에서 숨어있는 맥락을 이해하고, 이전 대화 내용을 기억함으로써 사용자를 공감하는 듯한 착각도 주면서 생산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여전히 허언증과 윤리적 결함이 있고 자료 검색이나 전문지식이 필요한 일들에는 한계가 있으나, 사용자가 요청하는 정보에 대한 기본 글쓰기나 글 수정(교정, 문체 및 어조 변경), 번역 및 요약 등에는 좋은 효과를 보여준다.
신앙생활의 본질이 구원의 감사함으로 그리스도를 닮아가며 세상에 복음을 전하는 것에 있다고 할 때, 우리는 그것을 위해 함께 예배드리고, 교제하고, 나누고, 전도하면서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너는 그분의 말씀들에 더하지 말라”(잠 30:6)라는 성경 말씀을 지킬 수 없다는 ChatGPT의 기술적 한계, 그리고 대화형 글쓰기에 유능하다는 도우미로서의 ChatGPT의 장점을 명확하게 인지한 상태에서 예배, 교제, 구제, 전도 등과 관련한 사역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예배에서 중요한 기도문, 설교문을 준비하거나 주일학교, 전도, 구제 등 각종 사역에 필요한 글들의 기본적인 틀을 작성하거나, 듣는 대상에 따라 이미 작성된 글들의 어조를 바꾸고 싶을 때 ChatGPT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최종 단계에서는 반드시 정확한 신학 지식에 기반해 수정이나 보완이 필요하지만 글쓰기와 관련된 사역에서의 물리적 시간과 정신적 부담이 일정 수준 경감된다면 더욱 본질적인 일들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ChatGPT가 신앙적으로 궁금한 부분에 대하여 나름 괜찮은 답변을 줄 수 있고 히브리어 마소라 본문이나 그리스어 사본에 대한 성경 번역이나 해설 등 지적 깨달음을 위한 논리적 접근을 도울 수 있다. 이를 통해 이성과 지성을 갖추고 신앙생활을 하고 싶은 그리스도인은 맞춤형 과외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사실에 입각하고 논리적으로 좋은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답변의 품질을 높이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역량이 있을 때 효과가 있다.
ChatGPT라는 유용하고 편리한 도구를 직접 사용해 보면서 각자의 방식대로 사역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성을 채울 수 있어도 그리스도인으로서 올바른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는 통찰력, 그리고 영성을 위한 자기 의지와 결단이 필요하다. 신앙은 앎에 그치지 않고 하나님과 영적으로 교제하고 인격적으로 만나면서 하나님 중심의 삶을 살아내는 것이다. 미래에 아무리 완벽한 인공지능 도구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리스도인으로서 제대로 잘 사는 것은 오직 성령의 임재하심을 느끼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함으로써만 가능하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 취급방침 | 공익위반제보(국민권익위)| 저작권 정보 | 이메일 주소 무단수집 거부 | 관리자 로그인
© 2009-2024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고유번호 201-82-31233]
서울시 강남구 광평로56길 8-13, 수서타워 910호 (수서동)
(06367)
Tel. 02-754-8004
Fax. 0303-0272-4967
Email. info@worldview.or.kr
기독교학문연구회
Tel. 02-3272-4967
Email. gihakyun@daum.net (학회),
faithscholar@naver.com (신앙과 학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