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한국기독교철학회(회장 양성만 교수)는 지난 5월 13일 서울시립대에서 ‘기독교 세계관과 기독교 철학’이라는 주제로 2023년 봄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그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손봉호 교수(서울대 명예교수)는 기조 강연을 통해 ‘기독교 세계관’이라는 개념이 서구 역사에서 어떻게 해서 등장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이어 기독교 철학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를 제시하였다. 복음이 전파될 때부터 기독교는 헬레니즘을 만나 기독교를 변증하고, 교리를 체계화하며 이단에 대처했다. 근대 이후 철학은 이성을 절대화하였고, 철학과 기독교는 사이가 멀어졌다. 그런데 19세기 이후, 이성의 권좌가 철학 자체 내에서 흔들리기 시작했고 딜타이는 세계관론을 통해 철학의 독자성을 부정했다. 아브라함 카이퍼는 이런 변화를 포착하여 세계관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기독교 세계관이 다른 이교 세계관보다 우위에 있음을 역설했다. 기독교 세계관은 계시에 근거해야 하므로 계속 비판하고 세워가야 하며, 동시에 세계관은 포괄적이면서도 당위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이데올로기로 변모될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
김영한 교수(기독교학술원장)는 ‘기독교 세계관으로서의 기독교 철학’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기독교 철학이란 넒은 의미에서 기독교 세계관으로 이해될 수 있음을 논증하고, 그 중요 내용을 소개하였다. 기독교 세계관은 성경의 안내를 따라 모든 지식의 준거점, 삶의 의미와 목적을 하나님께 둔다. 그 결과 기독교 인식론은 해석학적 실재론의 모습을 띠게 된다. 기독교 세계관은 생태 위기 시대에 신 중심의 환경친화적 생태관을 제시해 준다. 기독교 철학은 자율적 이성을 반대하지만, 이성과 신앙이 갈등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보적인 관계에 있다고 이해한다.
강영안 교수(Calvin Theological Seminary)는 ‘기독교 철학과 나의 철학 여정’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자신이 처음 접하게 된 기독교 철학은 도여베르트의 철학 체계였지만 여러 책과 스승들을 만나 어떻게 체계로서의 기독교 철학보다는 ‘기독교적으로 철학하기’에 이끌리게 되었는지를 소개하였다. 그가 도달한 종착점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과 태도, 방식이 곧 기독교 철학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기독교) 철학을 삶을 위한 지혜, 실천 방식으로 이해하는 전통을, 강 교수는 칸트뿐 아니라 소크라테스, 손봉호 교수, 판 쁘을슨(C. A. van Peursen), 칼빈, 에라스무스에게서 발견한다. 강 교수는 기독교 철학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할 수 있겠지만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그와 함께 죽고 살아 그리스도의 종이 되어 성령의 도움을 받아 사는 삶 속에서만 가능하다는 말로 마무리 지었다.
신국원 교수(총신대 명예교수)는 ‘나의 신앙/나의 여정’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자신이 어떤 학문 여정을 밟았는지를 소개한 후 자신이 씨름하고 있는 문제들로 안내한다. 신 교수는 사회 현실에 기독교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으로 일어난 세계관 운동을 환영하며 이를 자신의 작업의 근본으로 삼는다. 이 시대가 기독교를 공격하는 중요한 통로가 문화임을 간파한 신 교수는 학위 논문을 위해서도 문화 관련 연구를 하였지만, 특별히 3년간의 휴가를 얻어 대중문화 연구에 매진하고 책을 썼다. 신 교수는 기독교가 문화적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독교 철학 정립이 절실함을 강조한다. 칼빈주의 미학자들은 감상을 위한 고급예술이라는 개념에서 탈피하여 예술을 기본적으로 행위로 파악하고, 예술의 본질이 작품을 통해 세계와 삶의 비전을 제시하는 세계투영이며, 따라서 교육과 연예의 기능을 통해 삶을 형성하는 힘이 있음을 지적하였다. 신 교수는 현대의 철학적 해석학이 건전하고 견실한 성경 해석, 설교, 목회를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보았다.
최태연 교수(백석대 교수)는 ‘한국 기독교 철학 100년의 자기성찰’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1920년 중반 이후 현재까지 기독교 신자들에 의해 시도되었던 철학 작업들의 특성을 세 시기로 구분하여 분석한다. 일제 강점 하의 기독교 철학 형성기의 철학자들은 자신의 신앙과 민족 해방의 실천 사이에서 고민하면서 본인의 실존적 의미와 소명을 추구했다. 해방 이후 1세대 분투기의 철학자들은 한편의 신앙적 유산과 한편의 분단과 전쟁, 독재라는 현실 사이에서 고뇌한 시기였다. 에세이를 통해 당시 대중들에게 봉사하였다는 것이 이 시기 기독교 철학자들의 특징이다. 한국의 기독교 철학은 1988년 한국기독교철학회가 발족하면서 공적 조직적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최 교수는 그 이후 약 70여 명의 기독교 철학자들이 각 분야에서 연구를 이어 나가며 학회를 개최하고 연구 결과물을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 취급방침 | 공익위반제보(국민권익위)| 저작권 정보 | 이메일 주소 무단수집 거부 | 관리자 로그인
© 2009-2024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고유번호 201-82-31233]
서울시 강남구 광평로56길 8-13, 수서타워 910호 (수서동)
(06367)
Tel. 02-754-8004
Fax. 0303-0272-4967
Email. info@worldview.or.kr
기독교학문연구회
Tel. 02-3272-4967
Email. gihakyun@daum.net (학회),
faithscholar@naver.com (신앙과 학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