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작은 묘목이 큰 나무가 되기를 기대하며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사를 오고 새롭게 찾은 교회는 꽤나 독특한 곳이었다. 나에게 교회란 정적인 느낌이 강했다면, 이곳은 다양한 변화와 시도가 있는 곳이었다. 그중에서도 고엘뱅크는 신앙과 삶을 이어주는 좋은 매개체로 느껴졌다.
처음 고엘뱅크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새가족 교육을 마치고 약 6개월이 지난 후였다. 개인적으로 학생 때부터 무이자 무담보 대출 사례들을 배워왔던 입장이기에 큰 이질감 없이 받아들였고 적은 금액으로 가입을 했다. 한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엔 너무 적은 금액이었기에 도움이 될까 생각이 들었지만, “여러 명의 적은 금액이 모였을 때 충분히 필요를 채워줄 수 있구나”라는 대답을 얻을 수 있었다.
누군가의 도움이 되기 위해 시작한 고엘뱅크였지만 나에게도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기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해 회사를 1주일간 쉬면서 그만큼의 재정 공백이 생겨버린 것이다. 갑자기 생긴 재정 공백은 이것저것 줄여도 턱없이 부족했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부모님이나 형,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었겠지만, 똑같이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부담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래! 나도 조합원인데 대출 상담을 해보자!”라고 생각하며 대출 신청을 했고 54만 원을 빌렸다.
고엘뱅크에서 대출을 할 때 꼭 정해야 하는 것은 대출 이유, 대출 금액, 상환 기간이었다. 상환 기간을 지킬 수 있는 금액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11개월 동안 매달 5만 원씩 상환하기로 정했다. 사람 마음이 간사해서인지 필요할 때 사용한 54만 원은 너무 요긴했지만 매달 5만 원씩 나가는 상환 비용은 조금 아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어떤 날은 그 5만 원이 꼭 필요할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환 금액과 기간을 스스로 정했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11개월 동안 꾸준히 상환하면서 매달 메신저로 남은 상환 금액이 알려져 왔다. 조금씩 줄어드는 금액을 보며 미묘한 기쁨이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일종의 성취감이었던 것 같다. 모든 금액을 다 갚는 마지막 날에는 간단한 축하 메시지가 왔다. 그 메시지를 받으면서 일말의 정감을 느꼈다. 공동체의 친한 형이 수고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나는 지금도 고엘뱅크의 소중한 조합원으로서 매달 적은 금액을 출자하고 있다. 고엘뱅크는 마치 나무를 심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직은 작은 묘목 같은 고엘뱅크이지만, 더 많은 사람이 꾸준하게 관심을 기울여 준다면 갑작스러운 비를 막아줄 좋은 큰 나무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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