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마약은 퀘스트(질문)에요. 하나님을 향해서요. 어떻게 이걸 못 보는 거지요. 지금 하나님을 찾는 한 세대가 있어요.” *
히피들과 함께 예배드리는 교회
<아메리칸 언더독>(2021)과 <아이 캔 온리 이매진>(2018) 등 기독교 영화를 잘 만들기로 소문난 존 어윈(Jon Erwin) 감독의 영화 <지저스 레볼루션>(Jesus Revolution, 2023)은 1970년대 초 미국 젊은이들의 영적 부흥을 묘사하면서 이를 지켜보는 우리에게 그것이 이 시대에도 가능함을 일깨워 주는 멋진 작품이다. 기성 교회가 외면한 히피들과 젊은이들이 어떻게 예수님께로 돌아왔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본다면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갈보리 교회(Calvary Chapel)를 담임하고 있던 척 스미스(켈시 그래머) 목사는 히피들에 대한 혐오 대신 그들의 영혼에 관심을 기울이고 교회로 인도하기 시작한다. 담임하던 교회의 기성 교인들은 긴 머리와 맨발 차림에 냄새나는 히피들이 교회에 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척 스미스 목사는 히피 출신으로 전도에 열정적인 로니 프리스비(조나단 로미)를 만나 자신의 집에 머무르게 하고 식사를 제공하는 등의 간단한 친절을 베푼 일이 소문이 나는 바람에 한 명 두 명 히피들이 모여들더니 어느새 갈보리 교회는 히피들로 가득 차기 시작한다.
이 영화의 백미는 밀려드는 히피들을 감당할 수 없어서 척 스미스 목사가 히피들이 머무는 해변으로 나아가 천막을 치고 예배를 드리며 세례를 주는 장면이다.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마약에 심취했던 히피들이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그 숫자만 무려 4,500명이 넘었다고 한다.
반문화주의자이며 미국 사회의 골칫거리였던 히피들이 거듭나는 이 장면은 경이로웠고, 시사주간 타임지는 이를 ‘예수 혁명(Jesus Revolution)’이라 타이틀을 붙였다.
교회가 MZ세대를 수용하기 원한다면
1960년대 히피 세대와 요즘의 ‘MZ세대’**와의 공통점이 있다면 2가지다. 첫 번째는 기성세대와 는 다른 문화와 가치관을 소유한 점이며, 다른 하나는 종교에 대한 무관심이다. 세대 간의 차이는 어느 시대나 있었던 일이지만, 세계의 종교학자들에게 종교의 박람회장이라고 불릴 만큼 번성했던 한국의 종교인구가 급격히 줄어든 일은 깊이 생각할 여지가 있다.
2004년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무종교인의 비율은 47%로 당시 우리나라에는 종교를 가진 인구가 무종교인보다 많았다. 그러나 2021년 통계에는 무종교인이라고 답한 비율이 60%에 이름으로써 한국은 통계상 세속적인 성향이 강한 나라가 되었다.
한국갤럽은 무종교인 비율이 증가한 결정적 원인을 청년들의 종교인구가 감소한 데서 찾아냈다. 2004년 조사를 할 당시 20대 종교인구는 45%였는데, 2014년에는 31%, 2021년에는 22%로 조사되었다. 15년 만에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그러면 정말 한국의 MZ세대는 종교에 관심이 없는 것일까? 엄밀히 얘기하자면 교회와 절, 성당과 같은 제도종교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지만 그렇다고 영적이 데까지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점집도 번성하고 명상센터들도 문전성시를 이룬다. 귀신과 지옥, 정령 등을 묘사하는 판타지 영화나 컴퓨터 게임도 인기가 높다. 거기다 중요한 점은 N포세대라 불릴 만큼 결혼이나 출산, 집 장만 등 그들의 부모세대가 당연히 누리고 살았던 삶의 가치들을 잃어버린 채 어디에도 마음 둘 곳 없이 젊은 영혼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영혼이 피폐해졌다는 사실이다. 마치 1960년대 히피들처럼 말이다.
<지저스 레볼루션>이 현시대의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던지는 교훈은 분명해 보인다. 사회적 평판이나 주관적 시각에서 사람을 판단하지 말 것을 영화는 우리에게 권고하고 있다. 맨발로 다니고 마약이나 하는 히피들을 쓸모없는 사람들로 보지 않고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될 사람들로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가 중요하다. 세상에서 버려지고 혐오의 대상이 되었던 사람들이 신앙에 바탕을 둔 사랑의 손길에 의해 어떻게 변화될 수 있는지를 깨닫도록 영화는 우리를 돕고 있다.
‘예수 혁명’을 기다리며
<지저스 레볼루션>은 단연코 2023년을 빛낸 최고의 기독교 영화라 할 수 있다. 기독교 신앙지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봄 부활절을 앞두고 개봉한 이 영화는 박스오피스에서만 5천만 달러(약 653억 원) 이상을 벌어들이며 제작비 1천 5백만 달러(약 195억 원)를 훨씬 넘는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다. 블루레이와 DVD 판매량에 있어서는 <아바타2>를 제쳤을 정도라 하니 이 작품에 대한 미국인의 관심은 대단했다.
기독교 영화 <지저스 레볼루션>의 흥행 성공 소식은 곧바로 한국에도 전해졌고 한국의 대표적인 기독교영화제인 2023 서울국제사랑영화제의 개막작으로도 선택이 되었다. 한국의 기독교 영화 관계자들은 어떻게든 이 영화를 국내 영화관에서 상영할 수 있도록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과는 1960년대와 70년대의 히피 문화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가 한국에서는 흥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바로 넷플릭스로 넘어가고 말았다. 미국 내 넷플릭스에서는 공개 후 이틀 만에 4위권에 오를 만큼 영화의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국내에서는 볼 수가 없었다. 지금 여러 기독교 배급사와 관계자들이 극장상영을 추진 중에 있다고 하니 조만간 ‘예수 혁명’의 감동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히피 차림의 로미 프리스비가 갈보리교회의 척 스미스 목사에게 마약을 하는 히피들의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얘기하는 영화 장면 중에서.
** MZ 세대는 일반적으로 1980년대부터 1996년까지 기간에 출생한 M( Millennials) 세대와 1997년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기간에 출생한 Z(Zoomer) 세대를 통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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