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세계관’이란 단어가 하나의 전문 용어로 등장한 지는 2세기가 채 되지 않았고, ‘기독교 세계관’이 기독교계에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 지는 1세기가 조금 넘었다. 그리고 그 개념이 한국에 도입된 것은 40년 전쯤이고, 2009년에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가 처음으로 그 단어를 단체 이름에 사용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아직도 ‘세계관’이나 ‘기독교 세계관’이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를 모르고 있다.
그러나 세계관은 모든 사람이 따르고 있기에 의식하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세계관을 모른다 해서 그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바로 그 무의식과 무지가 그리스도인이 처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험이다. 성경적 세계관과 다를 뿐 아니라 전적으로 비성경적인 세계관에 입각해서 행동하고 평가하므로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삶을 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가 세계관을 연구할 뿐 아니라 세계관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은 바로 그 사실을 알고 지적하며 그 잘못된 세계관에서 벗어나게 하려 함이다. 다른 세계관과 달리 기독교 세계관은 “역사적으로 이미 형성된 사실”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인 성경에 근거하여 “마땅히 형성되어야 하고 따라야 할 당위(當爲)”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의식하든 못하든 이런저런 세계관을 가지고 있고 성경적 세계관은 다른 세계관과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성경의 계시에 대한 확신뿐만 아니라 상당할 정도의 신학과 철학의 기본지식, 전 세계의 주류 사상의 역사적 흐름에 대한 이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높은 수준의 반성적 사고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기독교 세계관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불가피하게 지식인들일 수밖에 없다. 그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기독교 세계관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제시한 네덜란드나 그 운동을 우리보다 먼저 시작한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마찬가지다. 활동 기간을 고려하면 그들 나라보다 오히려 한국의 기독교 세계관 운동이 더 활발하게 전개된다고도 할 수 있다. 아마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우리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정도로 근 천 명의 회원을 가지고 <신앙과 학문> 같은 학술지와 <신앙과 삶> 같은 정기 간행물을 발간하고 1년 두 번씩 학술대회를 개최할 만큼 활발하게 활동하는 기독교 세계관 학술단체는 없는 것 같다.
물론 한국에도 아직까지는 그리스도인 학자들이 자신들의 전공 분야 학문을 기독교적 관점에서 수행해 보려고 힘을 기울이는 수준에 머물고 있을 뿐 미국이나 캐나다 동역자들만큼 깊이 있는 연구와 저술 활동은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후발주자로서 이 정도의 성취와 활동은 우리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가 출범했을 때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을 만큼 놀라운 발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한두 사람의 독지가가 아니라 회원들의 회비와 의식이 깨인 교회들의 헌금으로 학회를 어렵지 않게 운용할 수 있다는 사실도 매우 자랑스럽다. 물론 아직까지는 그 영향이 그리스도인 지식인들에게 국한되어 있고 교계 전체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다.
그 영향이 제한적인 것은 우리의 활동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기독교 세계관 운동 그 자체의 특성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모든 사람과 문화가 특정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고, 기독교 세계관은 다른 세계관과 다를 뿐 아니라 그리스도인이나 비그리스도인 모두에게 옳으며 유익하다는 것을 확신하지만, 그 세계관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가지며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표현되어야 하는가는 아직도 모색단계에 있는 것이다. 동시에 우리 개인과 우리 문화가 지금 실제적이고 무의식적으로 따르고 있는 세계관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기독교 세계관 운동을 하고 우리뿐만 아니라 아무도 확실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동역회는 아직도 한국 교회에 기독교 세계관은 이런 것이므로 따라야 하고, 한국 그리스도인들이 실제로 따르고 있는 세계관은 저런 것이므로 버려야 한다고 확실하게 제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앞으로 추진해야 할 사역은 물론 만만치 않다. 우선 창조, 타락, 구속 등 기독교 세계관의 기본 전제들을 어떻게 오늘의 사회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할지를 확실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연과학과 과학기술, 특히 AI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크게 강화된 유물론적 물리주의적 세계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시급하고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동시에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이념 갈등도 기독교 세계관에 심각한 도전으로 대두하고 있다. 이념은 종교적 열정까지 동원하므로 오늘날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역들은 미국, 캐나다 등 우리보다 먼저 이 운동을 시작한 동지들과 교류하고 협력하므로 함께 대처할 문제들이다.
그러나 우리 한국의 기독교 세계관 운동이 독특하게 수행해야 할 임무는 지금 그리스도인들을 포함한 한국인들이 실제로 그러나 무의식적으로 따르고 있는 세계관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우리 일상생활에 반영되고 있는지를 판별하는 것이다.
기독교 세계관 운동이 열매를 거두려면 지피지기(知彼知己)의 어려운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하는데, 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러나 그것은 그리스도인 지식인들에게 무거운 짐이 아니라 총체적 순종을 위한 보람 있는 도전이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 취급방침 | 공익위반제보(국민권익위)| 저작권 정보 | 이메일 주소 무단수집 거부 | 관리자 로그인
© 2009-2024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고유번호 201-82-31233]
서울시 강남구 광평로56길 8-13, 수서타워 910호 (수서동)
(06367)
Tel. 02-754-8004
Fax. 0303-0272-4967
Email. info@worldview.or.kr
기독교학문연구회
Tel. 02-3272-4967
Email. gihakyun@daum.net (학회),
faithscholar@naver.com (신앙과 학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