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다음 세대를 위한 ‘기독교 세계관’ 교육 사역을 해 온 지 벌써 20년이 되어 간다. 그동안 다음 세대를 위한 ‘기독교 세계관’ 교육 프로그램과 더불어 콘텐츠를 개발해 오며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현실적 상황은 다음 세대에게 ‘기독교 세계관’을 심어주기에는 여전히 척박한 땅과 같다. 필자가 느끼기에 그 척박한 상황은 갈수록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시기는 세계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기독교 세계관’ 교육은 너무나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개개인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있어 공동체의 역할은 매우 크다. 공동체는 먼저 세계관을 전수하는 곳이다. 청소년은 공동체가 전수하는 세계관을 통해 세상과 인생의 의미를 받으며, 그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는다. 더 나아가 공동체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공동체가 전수한 세계관대로 살도록 지원한다. 공동체는 청소년이 다른 세계관과 문화의 도전을 비판하고 저항하도록 돕고, 그들이 공동체로부터 전수받은 세계관대로 살 것을 격려하고 지원한다.
그렇다면 청소년의 세계관에 영향을 주는 공동체로서 가정, 교회, 학교는 실제로 그들에게 어떠한 세계관을 전수하고 있을까? 먼저 학교는 청소년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며 그들의 세계관에 큰 영향을 끼치는 공동체 중 하나이다. 학교는 ‘사실’(fact)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사실에 대한 지각, 해석, 적용을 제공하는 ‘세계관’(worldview)을 가르치는 곳이다. 대부분 청소년이 다니고 있는 공립학교에서 공개적인 개인의 신앙을 비판하거나 핍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대부분의 교사는 자신들이 주관적 신념을 초월하는 객관적 사실만을 가르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립학교의 교육과정에는 샤머니즘, 불교, 유교와 같은 한국인의 전통적 세계관과 더불어 진화론적 세계관, 민족주의, 자본주의, 포스트모더니즘 등과 같은 세속적 인본주의가 반영되어 있다. 더 나아가 입시 사교육의 현실 역시 교육과정 속 세계관 못지않게 세계관에 영향을 주고 있다. 공립학교 뿐 아니라 심지어 대안학교 및 홈스쿨링 역시 입시 사교육이 팽배한 현실 속 성공주의와 경쟁주의의 영향력 속에서 벗어나기 힘든 실정이다.
청소년의 세계관을 영향을 주는 두 번째 공동체는 교회이다. 세계관은 어떤 신앙이 있느냐에 따라 그리고 어떤 공동체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에서 교회 공동체는 청소년에게 ‘기독교 세계관’을 심어 줄 수 있는 강력한 교육기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일학교의 학생 수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주일날 한 시간 남짓 할애하여 드리는 예배와 공과 공부와 방학 중 수련회가 교회 교육의 전부라면, 다음 세대에게 ‘기독교 세계관’을 심어주어 다양한 세계관의 도전 속에서 신앙을 지키는 일은 물론, 심지어 신앙을 전수하는 것조차 힘들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다음 세대에게 ‘기독교 세계관’을 심어줄 역할을 감당해야 할 교회가 오히려 교회 안에 스며들어 있는 기복신앙, 권위주의, 물질만능주의, 성공주의, 극단적 정치 이데올로기 등을 다음 세대에게 노출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정 공동체의 현실은 어떠한가? 가정 공동체는 자녀가 부모와의 대화와 부모의 삶을 보면서 자신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부모는 언어적 혹은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통해 자녀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자신의 세계관을 자녀들에게 전달한다. 그러나 오늘날 청소년들은 부모들과 소통의 어려움이 커지고, 부모들과 원만한 관계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그리스도인 부모들 자신이 ‘기독교 세계관’을 정립하지 못한 채, 한국의 전통적 세계관이나 세속적인 가치들에 영향을 받아 혼합주의 세계관을 갖고 산다. 그 결과 오늘날 대부분의 가정은 교회와 마찬가지로 자녀들에게 ‘기독교 세계관’을 심어주는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청소년을 둘러싼 공동체적 환경은 그들에게 ‘기독교 세계관’을 심어주기에는 너무나 척박한 땅과 같다. 다시 말해, 청소년에게 ‘기독교 세계관’을 심어줄 어른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오늘날 미디어는 다음 세대를 세우는 사명을 가진 부모, 교사, 목회자들보다 더 큰 영향을 발휘하고 있으며 청소년들의 세계관과 삶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주는 환경이 되어 가고 있다. 따라서 다음 세대를 세우기는 ‘기독교 세계관’ 교육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기독교 세계관’ 교육을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닌 다음 세대의 생존을 위한 필수사항으로 인식하며, 다음 세대를 위해 헌신하는 ‘기독교 세계관’으로 준비된 어른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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