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음악치료사가 되다
나는 모태신앙인이다. 어릴 적부터 교회에서 자라며 자연스럽게 피아노를 배우고 반주자로 예배를 섬겼다. 학부에서 피아노과를 졸업한 후, 피아노 레슨을 하며 친구와 잘 어울리지 못하고 과잉 행동을 하는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다. 피아노를 가르치는 것보다 이 아이들이 일상생활을 잘 하도록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음악치료’를 알게 되었다. 약 3년간 음악치료가 개입하는 다양한 진단군과 필요에 따른 음악 전략을 배우며 실습 과정을 거쳐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올해 1월, 학과와 협약을 맺고 있는 UAE(아랍에미레이트)의 ‘샤르자 발달장애기관(Sharjah Ciry for Humanitarian Services)’에 음악치료사로 파견을 오게 되었다.
UAE 그리고 이슬람
이곳 UAE에는 마치 낙타를 타고 이동할 것 같은 건조하고 뜨거운 사막 위에 두바이처럼 말도 안되게 화려한 도시들이 세워져 있다. 그리고 이슬람 국가답게 동네마다 모스크가 있고 무슬림들은 새벽 4시부터 저녁 9시까지 하루 다섯 번, 정해진 기도 시간이 되면 하던 일을 중단하고 모스크에서 기도를 한다. 또한 이곳 무슬림에게서 가장 자주 듣는 말, ‘인샤알라’(알라의 뜻이 있다면) 혹은 ‘알 함두릴라’(알라 덕분에)라는 말을 하는 등 일상 깊숙이 알라신을 섬기고 있는 이슬람을 가까이서 경험하고 있다.
신앙고백 그리고 중보기도
나는 UAE에 오기 전까지 무슬림에 대한 경계심을 갖고 있었고 나와는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곳에서 머물면서 내 신앙에 자그마한 변화들이 일어났다.
첫째로 복음에 대한 분명한 신앙고백을 하게 되었다. 어느 날, 내가 그리스도인인 것을 알던 한 무슬림 동료가 “우리는 뿌리가 같지만, 예수는 모세와 같은 선지자야”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부끄럽지만 나는 예수님에 대해 당당하고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했다. 그 이후 나는 기독교와 이슬람의 구원이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시작했고, 주일 청년부 목사님의 말씀을 통해 구원의 의미에 대해 다시 되새기며 예수님을 믿음으로 주신 구원의 은혜에 감사하게 되었다.
둘째로 무슬림 동료들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이슬람에서 구원을 얻기 위한 ‘다섯 가지 행위’(샤하다, 살라트, 사움, 자카트, 핫지)* 를 철저히 해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고, 헛된 구원을 얻기 위해 애쓰는 무슬림 동료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고 이들에게도 진정한 복음이 전해지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주변 동료들과 이 땅을 두고 중보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아직도 이 땅을 향한 긍휼하심을 멈추지 않고 부어주시는 하나님께 감사의 고백을 하였다.
“땅의 모든 끝이 여호와를 기억하고 돌아오며 모든 나라의 모든 족속이 주의 앞에 예배하리니 나라는 여호와의 것이요 여호와는 모든 나라의 주재심이로다”(시편 22:27-28)
하나님의 열심
나는 언어, 문화 그리고 종교가 다른 이국땅 생활에 적응이 어려워 고민이 많았던 시기에 에스더서를 묵상하였다. 에스더는 유다 땅이 아닌 아닥사스다 왕 수산궁을 배경으로, 하나님의 이름이 직접 언급되지 않지만, 하나님이 유다 백성의 모든 위기 가운데 도움의 손길을 붙이시는 것을 보았다. 비록 이곳도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되지 못하고 나 혼자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지만, 하나님은 여전히 나와 동행하시며 하나님의 방법과 주권대로 이곳을 다스리고 계신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에스더와 모르드개가 자신의 지위와 역할에 충실했듯이, 나도 내게 맡겨진 일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차별없이 최선으로 일하기
내가 소속된 기관에는 다양한 신경발달장애를 가진 아동들이 있다. 출신 국가와 직위에 따라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하는 나라에서 그리스도인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이들의 외모나 출신, 장애의 심각도를 보고 차별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예수님을 닮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며 음악을 제공하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치료 가운데 내담자가 나와 눈 맞춤을 시작하고 상호작용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감사하고 기뻤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곳에 무언가 성과를 이루기 위해 왔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하나님은 이 위에 나에게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알려주셨고, 또한 음악치료사로서 어떠한 마음으로 일해야 하는지도 깨닫게 하셨다. 지금 내 삶에서, 그리고 UAE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한다!
* 무슬림은 의무적으로 지켜야 할 ‘다섯 가지 행위’(오행)가 있다. ① 샤하다(신앙고백) :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으며 무함마드는 알라의 메신저이다.” ② 살라트(기도) : 매일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서 메카를 향해 정해진 동작을 따라 다섯 차례 기도. ③ 사움(금식) : 이슬람력 9월 한 달 라마단 금식. ④ 자카트(자선) : 소득의 40분의 1 자선 구제. ⑤ 핫지(순례) : 평생에 한 번 이상 메카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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