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한국외국어대학교회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이 있다. 내가 섬기고 있는 한국외국어대학교회(이하 외대교회)에도 약 11개국 학생이 모이는 글로벌교회이다. 어느 목사님이 캠퍼스 사역을 하는 나에게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목사님, 해외 아웃리치 언제 떠나세요?” 이렇게 대답하였다. “저는 여기가 아웃리치예요. 매일 전 세계의 학생들을 만나는 캠퍼스가 저의 아웃리치입니다.” 팀 켈러(Timothy J. Keller) 목사와 그의 아들 마이클은 “오늘날 대학보다 더 큰 선교지는 없다.”라고 하였다. 정말 오늘날 대학은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최고의 선교지이다.
수많은 유학생을 외대교회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이 문제의 답을 얻기 위해 늘 고민하고, 기도하고, 여러 글을 통해서도 생각해보았다. 나의 결론은 ‘환대와 살핌’이었다. 나에게 ‘환대와 살핌이란 인종과 종교와 나라와 관계없이 언제나 따뜻하게 맞이해주고 한국 생활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다.
’환대와 살핌‘은 구체적으로 “잘 안아주고, 잘 먹여주고, 잘 가르쳐주고, 잘 고쳐주고, 잘 보내주는 것”이다. ‘잘 안아주는 것’은 다른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존엄한 인간으로 여기고 사랑의 마음으로 다가가며 받아주는 것이다. 유학생들은 타국에서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집과 가족이 그립다. 따라서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자신들을 기다리는 가족의 따사로움을 늘 그리워한다.
나는 ‘환대와 살핌’에서 첫째로 중요한 것이 ‘잘 안아주는 것’이라고 본다. 사람들은 직감적으로 살핀다.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진심으로 좋아하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잘 안아주는 것이 참 중요하다. 필자의 아내는 교회에서 또는 캠퍼스에서 만나는 많은 유학생을 잘 안아준다. 안아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엄마’라고 생각하며 안긴다.
두 번째는 ‘잘 먹여주는 것’이다. 유학생들은 로망이 있다. 한국 사람의 집에 초대되어 식사하며 교제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집을 오픈하여 초대하고 식사를 대접하는 것은 그 사람을 귀한 손님으로 여기는 것이다. 또 유학생은 자신을 귀하게 대해주는 이들을 통해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어느 유학생을 초대하여 집에서 식사했을 때, 자신이 한국에 10년 동안 있었는데, 한국 가정에 초대받은 식사는 처음이라고 하며 감격했다. 그래서 외대교회 지체들은 종종 가정을 오픈하여 식사한다. 그리고 교회가 운영하는 ‘학사’(숙소)가 있는데, 이곳에서도 유학생들을 초대하여 식사하며 교제하며 우정을 쌓고 있다.
세 번째는 ‘잘 가르쳐주는 것’이다. 유학생들은 한글을 배우고 싶어 한다. 그래서 외대교회에서는 매주 화요일 저녁 7시~8시 30분, 10주 일정으로 ISF(국제학생회) 한글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어 원어민 교사에게 10주 동안 한글을 배우며 돌봄을 받는 과정이다. 한국어 교사는 한글뿐만 아니라 유학생들의 한국 생활도 함께 살피며 우정을 쌓고 있다. 2023년 2학기부터 시작한 외대교회의 이 ISF 한글학교를 통해 약 19개국 130명의 유학생이 혜택을 받았다. 또한 성경을 가르쳐주고 있다. 유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 속에서 유학생들을 위한 새가족반을 준비하였다. 10주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네 번째는 ‘잘 고쳐주는 것’이다. 유학생들은 한국 생활을 하며 식사를 잘 못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심하다. 따라서 외대교회는 한 학기에 한번 할렐루야교회와 분당우리교회 의료팀을 학교로 초청하여, 약 8개 진료를 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베풀고 있다. 처음에 의료 돌봄을 시작했을 때, 유학생들은 “진짜 의사 맞냐?”라고 질문을 하였다. 왜 학교로 와서 무료진료를 하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러나 의료진들의 섬김을 받고 나면 또 언제 오는지 꼭 알려달라고 하고 돌아간다. 현재 19회째에 이르고 있다.
마지막으로 ‘잘 보내주는 것’이다. 외대교회의 섬김 중에 잘 보내주는 방법은 ‘ISF 한글학교 종강 파티’가 있다. 유학생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파티를 준비한다. 온누리교회 ‘여호수아팀’의 도움으로 출장 뷔페의 대접을 받고 조별 발표를 하며, 각 사람에게 정성스럽게 준비한 선물과 한글과 자국 언어로 쓴 축복의 편지를 받아 돌아간다. 유학생들은 한국을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며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 교회에서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는 친구들도 있다. 유학생들의 마지막 인사는 예외 없이 눈물이 함께 한다.
미국 애즈버리신학대의 조지 헌터(George Hunter) 교수는 “한 사람이 그리스도를 영접하려면 12번에서 20번 정도의 ‘넛지’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 말은 하나님을 모르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복음을 접촉하도록 돕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넛지’란 부드러운 개입으로 더 좋은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말한다. 나는 외대교회의 ‘환대와 살핌’이 풍성한 ‘넛지’가 되었기를, 나아가 주님께서 복음 영접의 ‘넛지’로 이어지게 인도하셔서 유학생들을 천국에서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늘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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