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2004년 이전에는 외국인 유학생 수가 1만 명 미만으로 매우 적었으나, 2016년부터 10만 명 이상으로 증가하였고, 7년 만인 2023년에는 18만 명을 넘어서 현재는 약 23만 명에 이르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 가파르게 증가하던 외국인 유학생 수는 코로나 시기에 잠시 정체되었으나, 이후 다시 급증하는 추세로 돌아섰고, 앞으로 정부 주도로 2027년까지 30만 명의 유학생을 유치해 10대 유학 강국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정부는 지역의 인구 소멸 위기를 완화하고, 첨단 분야의 우수 인재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외국인 유학생의 증가는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한다.
선교적인 측면에서 외국인 유학생 수의 증가는 선교대상자가 많아지는 것이므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우리나라 교육의 질적 하락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어 우려스럽다. 이러한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선교적으로도 유익하고 동시에 교육적으로도 질을 높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먼저 우리나라 외국인 유학생의 교육적 측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많은 지방의 캠퍼스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 이를 대처하기 위해 많은 대학교가 외국인 유학생을 더 많이 유치함으로 재정적 위기를 해결하고자 하지만, 대부분 대학교의 외국인 학부생과 어학원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한국 학생들에 비해 학업 성취도가 낮다. 첫째, 대부분 아르바이트(알바)에 많은 시간을 할애함으로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 더 나아가 정부에서는 인증대학에 주중 시간제 취업 활동 허가 시간을 25시간에서 30시간까지 늘려주는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고, 실제로 많은 유학생이 허가 시간 이상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공부하러 온 건지 돈 벌러 온 건지 알 수가 없다. 둘째, 학부생의 어학 실력이 전공을 이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한국어능력시험’(TOPIK) 3, 4급이면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데 솔직히 교양이나 전공강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가끔 3, 4급의 유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있는데 서로 소통이 안 돼서 애먹은 적이 많았다. 정부가 세종학당 등 교육기관에서 한국어 교육을 받았다는 이력만으로도 한국어 능력을 인정해준다는 정부의 발표는 이 문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다. 셋째로 학부생의 경우 한국 학생과 경쟁 없이 유학생끼리만 상대평가를 받아 실제 실력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학점을 받는다. 즉 열심히 공부 안 해도 졸업할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선진국에서는 유학생도 본국의 학생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유학생 특혜 없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교가 학문의 전당으로서 배움의 터전이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등록금 장사하는 사업체로 전락해버렸고, 많은 유학생은 대학교를 공부가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외국인 유학생의 증가는 더 많은 학업 미달자를 양산할 뿐이다.
그렇다면, 선교와 교육의 질을 동시에 높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솔직히 당장 해결할 만한 방안은 떠오르지 않는다. 당장은 선교적인 측면이 약화될지라도 학문적인 측면을 강화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인 유학생이 한국 학생과 비슷한 학업 성취도를 달성하려면 성적평가 시스템을 통합하고 특혜를 주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많은 유학생이 중도 탈락을 하게 될 것이고 학교는 재정적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불법 체류자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장기간 이 시스템을 유지하면, 유학생들이 무조건 한국으로 유학하러 오기보다는 더 준비를 철저히 하고 어학 실력을 키우며, 재정적으로 준비된 상태에서 한국의 대학에 입학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한국 대학들도 경쟁력 있는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학사관리를 강화하여 한국 학생과 동일하게 하고 장학생을 늘려야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교회도 외국인 유학생이 학업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외국인 장학생을 많이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선교적인 측면에서도 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다. 바로 예수님의 방법이다. 수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따랐지만, 오로지 12명만 제자로 키웠고 실제로 12명의 제자(사도바울 포함)가 세계 복음화에 큰 역할을 담당하게 했다. 많은 교인을 양성하기보다는 소수의 영향력 있는 제자를 키우는 것이 어찌 보면 보다 효율적인 하나님의 선교 전략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러한 조치로 경쟁력 없는 학교가 문을 닫고 선교의 대상자가 줄어들더라도, 사회질서와 공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감내해야 한다. 유학생을 단순히 이윤의 대상으로 악용하는 대학 정책에 호응해 선교의 대상자가 늘어나는 것만을 보고 기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근본이 잘못되었으면 그 근본부터 고쳐나가는 것이 기독교 정신이자 선교의 정신이다. 하나님도 편법에 동조하면서까지 선교하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의 방법에 따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교든 교육이든 모든 분야에서 한국인의 고질병인 방법과 과정에 상관없는 빠른 성과주의를 경계하고, 사람의 노력과 열심이 아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양심에 거리끼지 않는 방법으로 나아가야 한다. 주여! 대한민국을 세계 선교의 큰 축을 담당케 하심을 감사드리며, 이제는 우리나라가 유학생 선교에서도 하나님의 방법으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주옵소서. 아멘.
* 2024년 6월 25일 기준, 통계월보,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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