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대한민국은 역사상 유례없는 저출산으로 인해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국의 많은 대학이 학생 모집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생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전국 대학의 전체 입학정원은 약 49만 명을 조금 넘고 있지만, 대입 입학 자원은 해마다 감소하여 2022년 기준 약 41만 명으로 8만 명이 부족하며 이러한 부족분은 매년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그리하여 대학정원 신입생 충원율이 90% 미만의 대학들이 점증하고 있으며, 이미 2018년도 기준 전국 20%의 대학들이 그러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연 대학 교육의 위기로 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대학의 현실에 가뭄의 단비와 같은 희망의 소식도 함께 들려 오고 있다. 당장 한국의 출산율이 증가하여 학령인구의 회복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대한민국이 아닌 외국의 청년들이 한국의 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 몰려오고 있다는 소식이다. 다시 말해, 대한민국에 외국인 유학생이 몰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약 9만 명이던 국내 외국인 유학생이 2023년에 약 18만 명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는 매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을 30만 명까지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대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나는 이러한 외국인 유학생의 증가를 대학 캠퍼스 현장에서 직접 체감하고 목격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에는 약 3만 명의 학생이 머물고 있으며 현재 해외 120여 개국에서 약 3,000명의 학생이 학위 및 비학위 과정에서 수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본인의 연구실 길 건너편에 언어교육원이 자리잡고 있는데, 한 번씩 그쪽으로 걸어가게 되면 수많은 각국의 외국 학생들이 한국말을 배우기 위해 구름 떼처럼 다니는 것을 보면서, 한국말이 뭐길래 저렇게 수많은 외국 청년들을 매료시켜 저 먼 본국에서 이곳까지 오게 했는지 만감이 교차하곤 한다. 뿐만 아니라, 캠퍼스 내 기숙사에는 국내외 학생들이 숙식을 하는데, 그곳에도 110여 개국에서 온 약 1,400명의 외국 학생들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에 듣고 있다. 그야말로 이 땅의 반만년 역사에서 이처럼 수많은 열방의 청년들이 오로지 한국말을 배우기 위해 혹은 한국에서 수학하기 위해 몰려온 적이 있었던가? 진정으로 우리의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한민국 르네상스기라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절호의 기회, 즉 복음의 씨를 뿌리고 추수할 수 있는 수확의 기회로 보인다.
나는 최근 1년간 연구년을 보내면서 특별히 미국에서 6개월을 지내면서 인생의 다음 여정을 위한 비전을 기도로 구하던 차에 하나님께서 특별한 감동을 내게 주셨다. 약 30년 전 불신자인 나를 이곳 미국에 박사과정 학생으로 보내어 겸허하게 만들고, 그곳에서 외국인 사역을 담당하시는 이웃분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하나님의 구원을 입은 나의 모습들을 다시 생각나게 하시어, 복음의 빚을 한국 서울대 캠퍼스로 유학 온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되갚게 하는 감동을 주시었다. 그리하여 이를 믿음으로 반응하고 바로 실행에 옮기기로 하였다. 지난 10년간 섬겼던 지역 교회의 담임목사님의 허락을 얻어 지난해 11월 말 귀국하자마자 서울대학교회 국제예배로 옮기게 되었다. 지난 10년간 개척교회를 섬겼는데, 그 10년의 섬김을 마무리하고 그 지역교회에서 모든 교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울대학교 국제사역을 위한 선교사로 정식 파송을 받게 되었다.
현재 서울대학교회 국제예배를 섬기고 있으며, 많은 국제 학생들이 이곳 기독 공동체를 통하여 섬김이들의 섬김과 헌신을 통하여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입고 있다. 뿐만 아니라, 캠퍼스 내 뜻과 마음을 같이하는 이들과 국제 사역팀을 결성하여 국제 학생들을 위한 사역들을 진행하고 있다. 매 학기 초에 국제 학생들을 위한 ‘웰컴’(welcome) 파티를 열어 주고, 무료 한국어 교실도 열어 준다. 매주 금요일 오후에는 국제 카페를 만들어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무료로 커피와 다과를 제공하며 자유롭게 서로 교제하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있다. 그리고 학기 중에 학내 피크닉 행사, 방학에는 ‘원데이’(one-day) 투어를 통해 그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들의 필요를 파악하고 제공하여 외국인 유학생들을 섬기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마무리하면, 지금은 하나님께서 주신 절호의 세계선교의 시즌이다. 우리가 멀리 아프리카로 아시아로 가서 선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직접 우리의 땅으로 오니 얼마나 좋은가? 이 땅에서 그들을 사랑으로 섬겨 하나님의 제자로 만들어 본국으로 보내게 되면 그들을 통해 복음화가 땅끝까지 더욱 확장될 것이고 대한민국은 선교의 중심국가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 절호의 기회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우리 모두 한마음, 한 뜻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세계선교의 사명을 감당하고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 참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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