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쓰나미 vs 그물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이 관용적 표현은 어떤 일에서 좋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의미다. 이를 성경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현시대에 맞게 재구성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유학생이 많이 들어올 때 그들을 품고, 담을 수 있는 그물을 넓게 던져라!” 정도면 적절하지 않을까? 한국 교계와 캠퍼스 사역자들은 적어도 그들을 섬길 수 있는 ‘그물’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수임을 기억해야 한다.
내가 살며 사역하고 있는 부산시는 좋은 예이다. 한국의 초저출산과 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부산시 역시 학생 수 급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 제2의 도시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이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부산시는 대학은 물론 이하 공립학교까지 더 많은 유학생을 유치할 수 있도록 나섰다.
지난 3월(2024. 3. 28) 부산 시청에서 ‘부산형 유학생 유치 양성 방안’(Study Busan 30K Project)을 주제로 제42차 비상경제대책회의가 열렸다. 부산시는 2024년 현재 유학생 수 1.3만 명을 2028년에 3만 명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4년 안에 유학생 수가 최소 2.3배 증가하게 한다는 것이다. 부산시 내의 22개 대학이 제시한 연도별 유학생 유치 목표를 바탕으로 하였기에, 부산시의 목표는 초과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산시는 취업 구직 비자 전환율도 현재 22%에서 2028년에 40%까지 증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유학생을 학업 목적의 한국 단기 거주를 넘어 장기 정주 인력의 관점으로 보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교계와 캠퍼스 사역자들이 제대로 인식하고 우리의 ‘그물’을 제대로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쓰나미’와 같은 유학생의 한국 유입 현상은 가히 우리에게 주신 ‘제2의 선교의 기회’다. 해외 선교를 향했던 열정과 헌신의 불꽃이 다시금 타오르게 할 선교의 대상들이, 이제 우리에게 직접 찾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유학생은 ‘단일민족, 단일문화’ 중심에서 ‘다민족,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변화하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며 예비 정주민이다. 물론, 이러한 사회 현상은 언제까지 지속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초저출산이라는 충격적 위기를 해결하고자 성급하게 마련한 유학생 유치 방안의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점에서 우리는 사회가 직면한 ‘위기’를 하나님이 주신 절묘한 ‘기회’로 삼고, 유학생의 원활한 정착 및 유학생 선교를 위한 대비와 전략을 마련하여 실행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캠퍼스 선교 ‘플랫폼’
부산대학교는 초대 총장 윤인구 박사(목사)가 설립한 한국 최초 국립대학이다. 오늘날까지 부산대학교의 교육 이념은 요한복음 8장 32절의 ‘진리, 자유, 봉사’이며, 학교 곳곳에 기독교적 상징과 구조물이 자리 잡고 있다. 국립대학이기 때문에 교내 공식적인 종교 모임은 불가하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복음을 나누며 캠퍼스를 위해 기도하는 많은 분이 있어 감사하다.
이러한 학내 여러 구성원의 헌신의 귀한 열매로, 유학생들과 함께 하는 ‘부산대 금요정오채플(Friday Noon Chapel, FNC)’이 4년 전 시작되었다. 학기 중 매주 금요일 정오에 모이며, 점심 식사 제공 및 모든 사역이 자발적인 헌신으로 이루어진다. 부산대학교 내의 92개국에서 온 2천여 명의 유학생들은 우리가 복음으로 섬겨야 할 우리의 이웃이기 때문에, 필자는 이곳에서 한국어와 영어로 매주 복음 메시지를 나누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FNC는 누구나 참석하여 ‘복음’을 들을 수 있는 ‘복음을 전하는 캠퍼스 선교 플랫폼’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캠퍼스 내 선교단체 역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신입생 모집과 전도는 더욱 힘들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사역의 성격이 다른 선교단체들이 명분 없이 연합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제는 밀물같이 들어오는 유학생을 한마음으로 바라보며 ‘국제적 안목의 사역 전문성’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각개전투’에서 벗어나 연합의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졌음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FNC는 각 선교단체 사역의 특수성을 존중하되, 공통의 가치인 ‘복음’을 듣고 나눌 수 있다면 누구라도 함께 누릴 수 있는 캠퍼스 선교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여 이어지고 있다. 교내 공적 장소에서 정기적인 모임을 가짐으로 참여하는 사역 단체의 공신력을 뒷바침해 준다. 그렇게 찾아온 이들을 향한 다국어(한/영) 복음 증거를 FNC에서 감당하되 선교단체에게 특수성이 있는 제자훈련ㅇ 및 소속감을 강요하지 않는다. 이처럼 모든 것을 한 단체나 기관이 혼자 다 감당하는 형태가 아닌 상생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필자는 교회를 개척한 목회자이면서, 평일에는 부산대학교의 직원으로 유학생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행정적 지원은 타 부서에서 받을 수 있지만, 정서적 어려움과 영적 갈급함에 대해서는 도움받기 어려운 유학생들을 돕고 있다. 우울증 등에 대한 상담은 물론, 자살 충동, 폭행, 사기 등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우나 속 시원히 말할 수 있는 창구가 없는 이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 발 벗고 나선다. 실제적인 도움을 받은 유학생들이 채플에 찾아올 수 있도록 인도하고, 마지막으로 선교단체나 지역 교회까지 연결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그들이 값없이 받은 ‘은혜’가 ‘복음’을 듣는 통로가 됨을 알기에 캠퍼스 사역은 언제나 기회의 땅이다. 이제는 한국 교회가 밀려오는 유학생들을 품으며 그물을 넓게 던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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