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필자는 과학교육을 전공하던 한국교원대학교 시절, 2년 동안 허무주의에 깊이 빠졌었다. 당시 가톨릭 교인으로서 허무주의의 늪에서 ‘총체적 진리’를 찾으려고 철학책과 신앙 서적을 탐독했다. 3학년 때, 제임스 사이어의 <기독교 세계관과 현대사상>과 프란시스 쉐퍼의 삶에 관한 저서를 접한 후 지성의 거듭남을 경험했다. 4학년 CCC 여름수련회에서 “주님, 스위스 라브리 공동체로 가야 합니까? 그리스도인 교사의 길을 걸어야 합니까?”라는 주제를 붙들고 기도한 끝에, 인도해 주신 미션스쿨, 안산동산고등학교 교사로 부임하게 되었다.
1995년 교직 첫해, 고민했다. “과학 수업에 어떻게 기독교적 세계관을 녹여 넣을 수 있을까? 성당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복음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교육의 모든 영역에 하나님의 나라를 연결할 수 있을까?” 그 고민은 실천으로 이어져, 빅뱅과 지질연대를 가르치며 창조론과 진화론을 다루었고, 진학지도보다 소명 교육을 개발하여 보급했고, 과학 수업 시간에는 남북통합의 관점으로 기후 수업을 개발했고, 기독교 미션스쿨 교사임에도 가톨릭 학생들의 제자화 모임을 만들었고, ‘DDF’라는 교회 학생들의 제자화 모임도 지도했다.
교직 15년 차에, 미션스쿨에서 기독대안학교로의 부르심을 듣고 샘물중학교, 소명중고등학교, 별무리학교, 높은뜻씨앗학교에서 교감과 연구소장으로 근무하며, 공교육의 희망이 될 수 있는 성경에 입각한 대안적 기독학교 모델을 세우는 거룩한 실험을 해왔다. 기독대안학교를 설립하고 세워나가며, 대다수의 그리스도인 교사들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기독교적 가르침이며, 기독교 세계관에 입각한 교육인가?”
소명중고등학교에 재직할 때, ‘라브리’라는 변증 중심의 학생토론모임을 운영하며, 라브리 공동체 3박 4일 탐방을 가게 되었고 성인경 대표님과의 인연으로 해마다 학생들과 라브리 공동체를 방문하고 있다.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이하 ‘동역회’)는 2018년 즈음, 실행위원으로 계시던 지인을 통해서 실행위원으로 추천을 받아 처음 인연을 맺게 되었다. 공교육계 현장에서의 좋은교사운동과 연대하고, 기독대안학교의 그리스도인 교사들과의 연합을 도모하기 위해 뜻을 품고 실행위원회 활동을 함께하게 되었던 것이다.
지난 6년 동안 동역회의 실행위원으로 섬기며, 이 시대의 교육적 모델이 될 수 있는 기독대안학교들과 ‘동역회’ 간에 협약식을 진행하였고, ‘동역회’의 과학전공 교수님들과 기독대안학교의 과학 선생님들을 연결하여 <기독교사, 질문하다>라는 영상을 촬영하여 ‘동역회’ 홈페이지에 탑재하였다. 앞으로 사회과, 국어과, 수학과 등도 진행할 것을 기획 중이다. 이 과정을 통해 ‘동역회’ 교수님들과 그리스도인 교사들이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한 교육적인 나눔과 토의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확산시켜야겠다는 뜻을 품게 되었다.
더불어 올해는 ‘동역회’의 4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다음 세대의 주역이 될 그리스도인 청소년의 기독교 세계관적 저변확대를 위해 ‘기독 중고등학생 독서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훌륭한 세계관 입문서가 될 수 있는 <기독교세계관 바로세우기>(류현모, 강해리), <쉽게 풀어쓴 세계관 특강>(손봉호), <니고데모의 안경>(신국원) 등의 양서를 읽고 독후감을 쓰는 독서대회다. 앞으로도 청소년기의 그리스도인 학생들이 기독교 세계관을 담은 양서를 접하고 탐독하는 독서운동의 시작점이 되길 소망해 본다.
‘동역회’의 ‘걸어온 길과 나아갈 길’에 관한 글을 그리스도인 교육자의 자격으로서 요청받았을 때, 필자는 제일 먼저 성경의 엘리야와 엘리사의 사제관계와 동역의 ‘바통’이 떠올랐다. “우리는 미래 한국 사회를 이끌 다음 세대, 그리스도인 청소년과의 연대를 위해, ‘동역회’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이 시대의 청소년들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 만연한 비기독교적이며 인본주의적인 문화 콘텐츠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잠식되어 가고 있다. 인본주의와 다원주의 뿐만 아니라 경박하게 상품화된 자본주의, 진리인 양 터를 다진 유물론과 과학주의, 정치적 편견으로 도배된 진보주의와 보수주의 그리고 은둔해 있던 무속적 신앙까지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더군다나 우리 청소년들의 두뇌는 영상중독으로 읽기 어려운 양서를 거부하는 두뇌로 바뀌고 있다. 점점 세계관적이며 철학적인 사유는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
자유주의로 유럽이 탈기독교화가 되고 있음에도, C. S. 루이스, 프란시스 쉐퍼, 아브라함 카이퍼, 헤르만 도예베르트, 르네 지라르 등 엘리야 같은 그리스도인 사상가와 변증가들이 순전한 복음을 지켜내었고, 그 뒤를 이어 알리스터 맥그래스, 존 레녹스, 윌리엄 크레이그, 낸시 피어시 등 엘리사 같은 그리스도인 사상가와 변증가들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 땅에도 기독교 세계관 운동에 동참할 다음 세대의 엘리사가 있을까? ‘동역회’와 한국리브리선교회를 이어갈 그리스도인 청소년이 있는가?
이 시대는 신앙의 합리성에 관해, 신앙의 타당성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SNS의 문화들로 잠식당하고 있다. 앞으로 그리스도인 청소년과 청년은더 크게 동요될 것이며, 지성적인 혼동을 경험할 것이다. 이 위기 상황을 한국 교회와 목회자들은 직시하고, ‘동역회’와 함께 ‘기독교 변증’을 위한 교회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더불어, 다음 세대의 엘리사를 키우고 있는 기독대안학교 학생들을 위해, 그리스도인 교수님들과 전문가들이 연대하여 관심 전공별로 만나, 학문과 직업 세계에서의 기독교 세계관적 비전을 공유하는 ‘소명 캠프’가 구현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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