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대한민국 1세대 AI 박사가 전하는 일상에서의 신앙
<일상에서 만난 신앙> / 이호수 / 토기장이 / 2024
<일상에서 만난 신앙>의 저자 이호수 박사는 1980년대 중반 AI(인공지능)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뉴욕 IBM 왓슨연구소(1985~2005), 삼성전자 부사장(2005~2014), SK 텔리콤 사장(2015~2018)을 거친 AI 최고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저자는 대한민국 1세대 AI 전문가로서 <넷플릭스 AI 인사이트>, <비즈니스 전략을 위한 AI 인사이트>, <생성형 AI 산업별 활용 트랜드> 등의 저서를 이미 출간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신앙 수필집, <일상에서 만난 신앙>을 발간하여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모두 다섯 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51편의 수필이 실려 있다.
1장에는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라는 주제 아래 12편의 글이 있다. 그중에 ‘인생의 킹핀’이라는 글은 우리 인간에게 무엇이 가장 성공적인 삶의 지혜인가를 볼링 이야기로 나눈다. 우리가 볼링에서 스트라이크를 치려면 제일 앞에 잘 보이는 1번 핀이 아니라 다른 핀보다 작고 잘 보이지도 않는 5번 핀을 집중에서 잘 맞출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것을 ‘킹핀’이라고 한다면서 이렇게 생각을 전한다.
“나에게도 하나님이 인생의 ‘킹핀’이 되셨습니다. 나는 과거에 세상적인 지식과 사람을 킹핀으로 삼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임시방편일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습니다..... 킹핀이신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삶을 살아갈 때 세상을 뛰어넘는 지혜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22-23면)
또 ‘믿음의 번지점프’라는 글은 저자가 높이가 43미터나 되는 뉴질랜드의 ‘카아라우’ 번지 점프대 앞에서, 왜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그 인도를 따르는 인생이 되어야 하는지에 관한 메시지가 담긴 단상이다.
“번지점프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안전장비를 착용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를 사랑하시고 지켜주시는 하나님을 믿는 것은 우리 삶의 안전장비라 할 수 있습니다..... 도전자는 반드시 운영자의 안내를 따라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우리를 선한 길로 이끌어 주시는 하나님의 인도를 따라야 합니다.”(72면)
2장에는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기’라는 주제 아래 11편이 실려 있다. 그중에 ‘소금이 그 맛을 잃으면’이라는 글은 TV 건강상식 코너를 통해서 얻은 통찰이다. 즉, 바닷물의 소금 함량이 3.5%에 지나지 않음에도 썩지 않는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는데, 통계상으로 20% 인구에 달하는 한국 기독교의 무력함을 안타까워한다.(111면).
3장에는 ‘영적 성장의 모습’이라는 주제 아래 10편이 담겨 있다. 저자는 ‘우리를 성장시키는 고통’이라는 글에서, 운전할 때 차선이탈 감지장치의 경고음을 통해서 얻은 영적 고통의 의미를 이렇게 해석한다.
“우리 영혼에도 차선이탈 감지장치 같은 기능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길에서 벗어나면 마음이 불편하고 영적 고통을 느낍니다. 이러한 불편함은 우리가 하나님의 길을 벗어나고 있음을 경고하는 신호이며, 빨리 바른길로 돌아올 것을 촉구하는 역할을 합니다.”(171면).
4장에는 ‘거짓과 죄에 대해 민감해지기’라는 주제로 8편을 모았다. 그중에 ‘죄를 크게 보는 전자현미경’이라는 글이 있다. 저자가 1990년대 초 그리스도인 초년병 시절, 미국에서 한국 교회의 저명한 원로인 방지일 목사님을 만났을 때,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간단히, 신앙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돌아온 목사님의 답은 “성숙한 신앙인일수록 죄를 보는 배율이 높은 전자현미경을 가지고 있다.”라는 것이었다. 그는 이 말씀을 줄곧 간직하고 있다.
“전자현미경을 사용하듯,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겨자씨만큼 작은 죄에도 민감합니다. 죄의 위험성과 파괴력을 익히 알고 있고, 하나님 앞에서 거룩한 삶을 열망하기 때문입니다.”(223면)
마지막으로, 5장에는 ‘AI 시대,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라는 주제로 10편이 담겨 있다. 그리스도인 인공지능 전문가인 저자가 창조의 질서 안에서 이 놀라운 기술을 어떻게 성경적으로 신중하면서도 능동적으로 우리가 잘 맞이할 수 있는가에 관한 나침반을 선물하는 대목이다.
“생성형 AI 기술은 모든 산업 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금융, 법률, 광고, 출판, 교육산업에서는 이미 많은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훌륭한 기술을 전향적이고 지혜롭게 사용하여, 하나님 나라 확장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290-293면)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저자가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의 신앙 정체성을 어떻게 건강하게 관리하고 성장시켜 왔는지를 엿볼 수 있다, 37세라는 나이에 하나님의 자녀가 된 이후, 어떻게 광야 길 같은 인생의 마라톤 여정 속에서, ‘신앙과 삶’의 자리를 이원화시키지 않고 멋진 경주를 해왔는지 알게 한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이 책의 집필 과정이 일상의 소소한 생각과 사건들 및 그것들과 관련된 신앙의 교차점을 발견하는 여정이었다고 고백한다.(294면). 또 이러한 발견은 자신에게 종착역이 아니라, 오히려 신앙과 생각이 더욱 단단해지는 과정이었음을 알았다고도 밝힌다. 우리는 독자로서 퍼즐 조각 같은 이 진솔하고 담백한 이야기를 하나, 둘, 셋 읽어나가면서, 광야 같은 경기장에서 경주를 잘 감당한 아름다운 수채화 같은 한 인생의 풍경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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