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등 뒤의 사랑, 나의 나무 ‘하나님’
<나의 나무에게> / 지상선 글 / 이호벡 그림 / 재미마주 / 2024.
어린 시절, 학교 창문 사이로 보이는 바깥 풍경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길거리를 걷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내가 이 세상의 주인공일까? 아니면 저 사람들도 자기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겠지? 나는 어디서 왔을까?” 이러한 몽상의 세계 속에서 끊임없이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 했던 아이였다. 그러다 “아, 나는 하늘나라의 천사였을 거야. 아마 그곳에서 무척 개구쟁이였나 봐. 그래서 땅의 세계에 내려와 예쁜 이야기를 만들라고 보내주셨나 봐”라는 상상을 하곤 했다. 이런 상상은 나를 위로해 주었고, 못난 씨앗이 긍정의 열매로 자라 작가까지 되었다.
작가로서의 꿈은 “태어나길 정말 잘했어!”라는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하는 것이었다. 드디어 이 메시지를 반영한 동시 그림책 <나의 나무에게>(2024)을 펴냄으로써 꿈을 이루게 되었다. 움베르토 사바(Umberto Saba, 1883-1957)는 “시인은 많은 것이 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어른이 된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해하는 아이야”라고 말한다. 이처럼 동시 그림책 <나의 나무에게>는 독자에게 속삭이고자 한다.
“시인도 화가도, 우린 사실 어린이들이야! 이 동시 그림책으로 따로 배울 건 없다고! 너의 마음속에 같은 편이 되어 들어가고 싶을 뿐이야!”(<나의 나무에게> p. 73)
이러한 상상과 더불어, 나에게 큰 위안이 되었던 것은 신앙이었다.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얻은 깨달음들이 나의 작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나는 하나님께 질문했다. “왜 하나님은 저에게 문학으로 오셨나요? 좋은 시인은 좋은 시를 쓰는 사람일까요? 아니면 하나님의 성품을 노래하는 사람일까요?” 그러나 하나님은 침묵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편 33:3의 말씀, “새 노래로 그를 노래하며 즐거운 소리로 아름답게 연주할지어다”를 통해 주님을 닮아가는 것이 진정한 길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어두운 내면 아이에게 희망을 노래하고자 했다.
이렇게 동시 그림책 <나의 나무에게>를 집필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은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하나님이 등 뒤의 사랑이 되어 나를 지켜주고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삶을 살아가는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었다.
동시 그림책 <나의 나무에게>는 여는시, ‘동시 자판기’로 시작하여 5개의 장으로 펼쳐진다. 시의 화자인 호야는 할머니와의 특별한 애착 관계 속에서 느꼈던 넉넉한 품,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오르는 몽환적 상상을 통해 현실 세계를 의연하게 마주한다. 이러한 마음의 여정은 1장 ‘아가, 할머니’, 2장 ‘마법, 동화’에서 잘 드러난다. 호야는 엄마의 상실과 새엄마의 등장을 천진한 시선으로, 사뭇 진지하게 냄새와 빛, 공기의 기운 속에서 받아들인다. 어린 마음으로 이해하는 화평은 3장 ‘엄마, 청개구리’, 4장 ‘자연, 향기’에 담겨 있으며, 마지막으로 5장 ‘아빠, 강아지’에서는 디딤돌 같은 부모의 존재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강아지 ‘망망이’를 통해서는 호야의 깜찍하고 유쾌한 정서를 만날 수 있다.
동시 그림책 <나의 나무에게>는 각각 따로 창작된 동시들이 한 편의 동화처럼 엮이는 이유는, 작가의 마음 밭에 심어진 희망의 씨앗이 건강한 나무로 성장하는 과정 때문이다. 이 나무의 성장 과정은 동시 ‘특별한 아기 새’로 시작하여 ‘독립선언’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이 동시들은 성장하여 하나의 서사를 이루며 분화되는데, 이는 아이들의 성장 과정과 작가의 신앙적 성장과도 연결된다.
아이들은 때때로 “나는 어디서 왔을까요? 나는 왜 태어났나요?”라는 질문을 한다. 그들은 하늘에서 “퉁” 떨어졌을 것 같은 두려움 속에서도, 새의 둥지처럼 “톡” 담아주는 대상을 별견해야만 한다. 어쩌면 그 새의 둥지는 그들 자신일 수도 있다. 작가는 상처와 결핍을 통해 특별한 존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했다. 또한 독자들이 <나의 나무에게>를 통해 자기 존재의 소중함과 “태어나길 정말 잘했어”라는 메시지가 전달되길 마음 깊이 소망한다.
작가는 그리스도으로서 항상 건강한 신앙의 삶을 꿈꾼다. 그리고 주님께 간구한다. “아직도 부족하지만 하나님의 성품을 닮으려고 노력할게요. 주님, 저의 등 뒤의 사랑이 되어 주시고 나의 나무가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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