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작년 하반기에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이하, 동역회) 이사회로부터 감사로 섬김을 권유받았을 때 문뜩 떠오른 것은 동역회에 대한 빚진 마음이었다. 동역회는 내가 그리스도인 교수로서 정체성과 방향성 설정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빚진 마음을 간단하게나마 표현하여 현재 비슷한 고민을 하는 그리스도인 청년들에게 동기부여가 될수 있기를 기대한다.
오랫동안 외부기관에서 섬김의 제안이 있었을 때마다 정중하게 고사하였던 내가 이번 동역회의 감사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던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하나님 앞에서 내세울 것이 별로 없다는 죄송스러운 마음이며, 다른 하나는 동역회, 정확히 말하면 기독교학문연구회와 합병한 기독교대학설립동역회에 대한 빚진 마음이었다.
이러한 빚진 마음의 시작은 나의 20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나는 삶의 의미 및 신앙과 학문의 통합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일례로 40대 초반의 늦은 나이에 대학원에 진학하여 공부하게 된 한 그리스도인 학생이 비그리스도인 교수의 영시 강의를 수강한 후에 기독교 신앙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되었다는 말은 충격적이었다. 또한 대학원생 신분으로 참석한 학위논문 발표장에서 논문에 기독교라는 단어가 핵심주제로 제시했다는 이유로 시간을 마치 중세로 돌리려 한다는 뉘앙스로 논문을 평가하는 한 심사위원 교수의 심사평을 듣고 나의 기독교 신앙과 학문 사이에 심한 괴리감을 느꼈다.
이러한 고민의 정점에서 나는 스스로 동역회(당시, 기독교대학설립동역회) 사무실을 찾아갔다. 그곳에서 당시 경북대에 계셨던 양승훈 교수를 만나게 되었다. 하루는 양 교수가 동역회 회원들을 학교 뒷편 한적한 마을에 있는 아담한 한옥으로 초대해서 삼겹살 파티를 열었다. 그때 삼겹살을 구웠던 돌판은 양 교수가 퇴근하면서 건축현장에 버려진 것을 가져온 것이었다. 그날 삽겹살을 함께 먹으며 나눈 대화는 신앙과 학문의 통합에 대한 주제로 넘어가게 되었다. 각 학문 분야별 스터디 모임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문학 분야의 스터디 모임을 이끌 사람이 필요하게 되었다. 의도치 않게도 당시 대학원생이던 내가 스터디 모임을 이끌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다소 무모한 결정이었다고 생각되지만, 당시에 나는 개인적인 갈급함이 너무나 컸고 삼겹살을 대접받은 것에 대해 조금은 보답해야 한다는 미안함이 있었다. 이러한 활동은 나에게 신앙과 학문의 통합과 기독교 세계관의 기초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동역회에서의 배움은 내가 고신대 교수로 부임하여 학생들을 교육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대학에서는 대외협력처장과 한국어교육원장으로 섬길 기회가 여러 차례 주어졌고, 대외업무와 외국인 유학생 사역을 통해 나의 섬김은 지구촌으로 지경을 넓히게 되었다. 외국인 유학생 대상의 ‘차세대기독인재 양성’의 필수적 내용도 내가 동역회를 통해 기초를 다진 기독교 세계관 및 신앙과 학문의 통합이라는 주제였다.
시간이 흘러 퇴직이 몇 년 남지 않은 시기에 나에게 대학캠퍼스 선교를 위한 대외적 섬김의 기회가 주어졌다. ‘부울경기독교수선교회’(이하, BCPN) 회장과 ‘전국대학교수선교연합회’(이하, KUPM) 회장 등 외부단체 활동도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러나 누가복음 1~2장을 묵상하면서 하나님 사역의 주체는 하나님 본인이시고, 혹시 내가 관여하지 않더라도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역사의 진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하나님의 나라 건설을 위해 내가 아주 작은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되었다.
나는 KUPM 회장을 섬기면서 다시 한번 신앙과 학문의 통합 사역의 협력을 위해 동역회와 연결고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게 되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KUPM 산하 ‘신앙과학문위원회’이다. 이 사역을 가장 잘 감당할 수 있는 위원장으로는 ‘기독교학문연구회’ 회장을 역임했고 한남대 캠퍼스 선교사역을 활발하게 섬기고 계시는 한남대 박문식 교수가 선임되어 양 단체의 가교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젊은 시절에 기독교 신앙과 기독교 세계관의 정립, 신앙과 삶의 조화, 신앙과 학문의 통합에 대한 고민이 깊었을 때 동역회를 찾아갔고, 그곳에서 아름다운 만남과 유익한 배움을 가지게 되었다. 그것이 기초가 되어 교수 사역, 외국인 유학생 사역, 국내외 대학캠퍼스 선교사역을 무난히 감당할 수 있어서 감사드린다. 혹시 나의 젊은 시절과 비슷한 고민을 지닌 그리스도인 청년들이 있다면 스스로 동역회의 문을 두드려서 아름다운 만남과 유익한 배움을 가질 수 있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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