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하여
<현대 사회 문제와 그리스도인의 책임> / 존 스토트 / IVP / 2011
<현대 사회 문제와 그리스도인의 책임>의 저자 존 스토트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복음주의 지도자였다. 1921년 영국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 신학부 졸업 후 영국 성공회 소속 사제로서 런던 올소울스교회에서 30년간 사역하였다. 그는 빌리 그레이엄 목사와 스위스에서 열린 1차 로잔 대회의 공동 의장으로 활동하며 ‘로잔 언약’의 초안 작성 위원장으로도 활동하였다. 2011년 사망하기까지 수많은 보수적, 진보적 복음주의자들에게 많은 영향력을 끼쳤으며, 복음의 관점과 기독교 세계관으로 정치 사회의 다양한 이슈들에 적극적으로 대답하였다. 그가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전쟁, 인권, 환경, 개발, 노동 사업, 인종 문제, 성, 낙태, 생명, 동성애 등 매우 방대하다.
1장에서는 사회의 각종 이슈를 해석하는 중심으로 복음적 관점을 소개한다. 기존 복음주의 관점은 사회 이슈와는 담을 쌓은 채 복음 전도만 집중해왔지만, 저자는 존 웨슬리, 윌버포스 등 복음주의자들이 경제 및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던 사례를 소개한다. 이를 통해 하나님 나라에 헌신된 그리스도인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바라보는 다음 다섯 가지 토대가 있기 때문이다. 1) 하나님은 ‘신성한’ 것의 하나님이시며 동시에 ‘세속적’인 것의 하나님이시기도 하다. 2) 인간은 하나님의 피조물이자 형상이다. 3) 예수는 약자들의 그리스도였다. 4) 구원은 악을 제하는 하나님 나라와 분리될 수 없다. 5) 교회는 세상과 구분되지만 분리되지 않는 책임 공동체이다.
저자는 이 다섯 가지 토대 위에서 ‘창조’, ‘타락’, ‘구속’, ‘완성’이라는 4가지 틀을 세상을 해석하는 관점의 기준도 제시한다. 1) ‘창조’는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존재로 인간을 창조하셨기에 존엄하다는 관점이다. 2) ‘타락’은 우리가 죄로 인하여 일그러진 자기 중심성을 가지고 있다는 관점이다. 3) ‘구속’은 하나님께서 죄인을 멸망시키지 않으시고, 새로운 공동체와 하나님 나라로 언약을 이루신다는 관점이다. 4) ‘완성’은 재림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날에 하나님 나라는 완성되며, 교회는 ‘이미’ 온 하나님 나라와 ‘아직’ 오지 않은 하나님 나라 사이에 있다는 관점이다.
자유주의 신앙과 신학은 우리 인간 이성의 발달을 통해 유토피아 건설이 가능하다고 본다. 또 저자는 타락한 세상을 떠나야 한다는 어떤 복음주의자들과는 달리, 기독교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고 사람과 문화 모두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방법은 강요나 자유 방임이 아니라, 기독교적 지성으로 설득하는 것이다. 기독교적 지성은 위에서 언급한 네 가지 틀로 이해할 수 있다. 하나님은 하나님 형상을 닮은 인간을 지성적 존재로 ‘창조’하셨으나 인간은 ‘타락’했고, 인간의 이기심과 자기 중심성으로 망가져 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을 통해 새롭게 함을 받은 지성은 ‘이미’ 왔으나, ‘아직’ 오지 않은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온전히 이루어질 때까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섬기며 헌신해야 한다.
저자는 ‘기독교적 지성’을 통해 세계, 사회, 인간 영역에서의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복음주의 관점으로 풀어간다. 2부 4장에서 저자는 전 세계의 참혹한 전쟁과 테러 상황을 소개하며 그리스도인은 공적 토론을 통한 평화의 진전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5장에서는 환경 문제를 다루면서, 모든 피조물 세계가 하나님의 주권 영역이라며 인간은 환경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존재라는 것을 강조한다. 6장에서는 ‘개발과 원조’를 다루면서, 에이즈가 확산하는 나라들 가운데 물질적 원조뿐만 아니라 죄 된 본성의 문화를 변혁시키는 일도 함께 해야 함을 주장한다. 7장에서는 ‘인권’을 다루면서, 인권을 신성시하는 사조를 경계하면서도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와 평등을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즉 세계는 하나님의 주권 영역이다. 인간의 타락으로 무너진 영역들에서 그리스도인들이 평화와 인권과 자유를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3부에서는 경제문제, 인종, 다문화 등 사회 문제를 다룬다. 저자는 현대 사회의 복잡성을 우선 인정한다. 8장은 노동과 실업 문제를 다룬다. 저자에 따르면 일의 정의는 “다른 사람을 섬기는 일에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다. 그것은 일하는 사람에게 성취를, 공동체에는 유익을, 하나님께는 영광을 가져온다.”(257면) 또 노동의 중요성에 주목하며, 교회가 일의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을 촉구한다. 9장은 비즈니스 문제를 다루는데, 저자는 사랑의 윤리와 정의의 윤리가 충돌될 수 있다고 보았다. 현대 사회의 경제문제의 복잡성을 인지하면서 또 이익을 추구하는 비즈니스의 본질을 놓치지 않으며 정의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10장은 인종 문제를 다룬다. 인종 차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에게 전혀 맞지 않으며, 교회는 다인종, 다문화적 특성을 보여야 함을 주장한다. 11장에서 저자는 경제적 불균형 문제를 다루면서 가난한 자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소개한다. 탐욕과 교만과 물질주의를 경계하며 예수께서 관심을 가지셨던 경제적 불균형의 문제 해결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4부에서는 인간과 관련된 주제를 다룬다. 12장에서는 남녀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평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13장에서 결혼의 문제에 대해서는 성경적이고, 보수적인 관점을 견지하면서도 결혼 언약을 유지하기 힘든 이들을 위한 목회적 관점을 소개한다. 14장, 15장은 낙태와 안락사 생명공학 문제를 다루는데, 저자의 생명 존중에 대한 강한 관점이 잘 나타난다. 16장에서 다룬 동성애 문제는 저자의 성경적 보수적 관점이 가장 분명히 드러난다. 인간의 타락과 탐욕을 경계하면서 책임적 관계를 강조한다.
저자는 복음주의가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 대응에 있어서 섬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보수적 그리스도인들이 사회 참여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보았다. 반면에 최근 한국 사회를 보면, 진보적 그리스도인과 보수적 그리스도인이 서로 다른 가치관과 관점을 가지고 광장에서 맞붙게 되는 것을 흔히 본다. 따라서 오늘날 한국 사회와는 조금 맥락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다양한 관점과 상황을 모두 고려해가면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기에 오늘날 한국 교회에도 저자와 비슷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우리는 각자 입장에 따라 너무 쉽게 서로를 판단하고 악마화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백 퍼센트 악인도, 백 퍼센트 선인도 없기에 우리는 늘 조심스럽게, 신중히 서로 토론하고 고민하면서 자신의 방향을 수정해가는 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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